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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날아오르다 항공사 부기장 구정임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11-06 / 조회수 : 32
구정임 부기장에게 조종사란 오랜 시간 꿋꿋이 도전한 끝에 이룬 꿈이다. 조종사가 되기 위해 4년간 항공사의 문을 두드리면서도 결코 포기하지 않았던 날들이 오늘날 그녀를 세계 최대의 항공사인 에미레이트 항공 부기장으로 서게 했다. 수백 명의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모시기 위해 구정임 부기장은 오늘도 하늘을 난다.
 
▶사진 제공=구정임 부기장

처음에 승무원으로 카타르 항공에 입사하셨지요?
대학 시절 저는 새로운 곳에 대한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열망도 컸어요. 그래서 외국계 기업에 취직해 영어도 배우고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 일하려고 했죠. 그러던 중 대학교 4학년 1학기에 외항사 승무원 모집 광고를 보고,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지원했어요. 승무원의 직업 특성이 제가 원했던 직업상과 맞아떨어졌거든요.

카타르 항공이라면 서남아시아 지역에 소재한 항공사인데요. 낯선 곳에서 일하는 게 두렵진 않으셨나요?
지금은 TV나 광고를 통해 두바이나 아부다비 등 서남아시아 지역에 대해 자주 접할 수 있지만, 제가 승무원이 되었던 2003년만 해도 이 지역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었어요. 하지만 두려운 감정이 생기기보다는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것이란 흥분이 저를 사로잡았던 것 같아요. 정말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승무원에서 조종사로 직무를 전환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으셨나요?
승무원으로 일하다 보면 가끔 비행기 조종실에 들어갈 기회가 생겨요. 바쁜 시간을 피해 조종사분과 잠시 담소를 나누기도 하고요. 한 번은 기장님께서 “조종사는 누구나 할 수 있고, 너도 도전하면 할 수 있어”라며 제게 조종사가 되길 권하셨어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정말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종사가 되는 과정을 공부하게 되었고, 학교, 비용, 선발 기준 등을 알아보면서 충분히 도전할 만한 일이라는 확신이 생겼어요.
 
>▶사진 제공=구정임 부기장

승무원으로서 안정적인 경력을 쌓았는데, 조종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대는 없었나요?
조종사라는 직업의 매력에 푹 빠진 상태였어요. 하루하루가 도전이고 항상 새로운 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서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직무 전환을 결심했어요.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조종사는 ‘남자들의 직업’이라는 인식이 컸기 때문에 어머니의 우려가 크셨죠. 다만 저의 결심이 매우 확고했고, 한번 마음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고 마는 저의 고집을 아셨기에 어머니께서도 동의하시게 되었어요.

항공 업계는 ‘남성 조종사, 여성 승무원’이란 전형적인 도식이 있을 만큼 보수적인 집단으로 알고 있습니다. 지금도 그러한가요?
남성 조종사, 여성 승무원이라는 도식은 현재로선 서서히 없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여성 조종사와 남성 승무원이 함께 근무하고 있어요. 조종사가 되는데 여성이라는 조건이 걸림돌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내가 할 수 있는지 없는지에 초점을 뒀죠. 원하는 목표에 이르는 데 도전과 노력만이 필요하다고 여겼어요.

조종사가 되기 위해 어떤 과정을 거치셨나요?
미국의 플로리다에 있는 비행 학교에 들어가 총 9개월 동안 자가용 조종사 자격증, 쌍발기 자격증, 계기비행기 자격증을 거쳐 상업용 조종사 자격증(Commercial Pilot Licence: CPL)을 취득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호주로 건너가 호주 상업용 조종사 자격증과 Frozen ATPL(Airline Transport Pilot’s Licence)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사진 제공=구정임 부기장

비행 학교에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처음 비행 학교에 들어가 소형 단발기 비행기로 훈련을 시작했는데, 유독 착륙이 어려웠어요. 같이 입학한 동기보다 점점 뒤처지는 것 같았죠. 하루는 아침 일찍 집을 나서며 ‘오늘은 꼭 나 혼자 착륙하고 말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교관과 함께 수십 번의 이착륙 훈련을 하던 도중, 갑자기 교관이 “이제 혼자 해봐”라며 비행기에서 내리더라고요. 예고 없이 찾아온 그 순간, 제게는 ‘이 비행기를 안전하게 착륙시키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생각과 동시에 정신이 번쩍 들었어요. 물론 아무런 문제없이 혼자서 착륙에 성공했고, 그게 저의 첫 솔로 비행이 되었지요. 아마 평생 잊지 못할 날일 것 같아요.

비행 학교 졸업 이후에 바로 항공사에 취업하셨나요?
제가 비행 학교를 졸업한 2008년은 리먼 브라더스의 파산으로 경제 위기가 왔던 해였어요. 자격증을 취득하고 많은 항공사의 문을 두드렸지만, 채용을 진행하는 항공사가 거의 없었어요. 저는 다시 카타르로 돌아가 부동산 투자회사에 취직했습니다. 카타르로 돌아가게 된 까닭은 서남아시아가 조종사 면접을 위해 다른 나라로 이동하기 매우 편한 지리적 위치이기도 하고, 구직하는 동안 수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어요. 그 후로 약 4년간 100여 개의 지원서를 넣으면서 정말 많은 회사에 지원했지만, 저의 짧은 비행 경력과 경제 불황으로 대답조차 없는 회사들이 태반이었어요. 그러던 중 딱 한 회사로부터 면접 요청을 받았어요. 면접까지 주어진 2주 정도의 기간에 정말 하루도 쉬지 않고 준비한 결과, 한 달 후 아랍에미리트에 소재한 저가 항공사에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 운항 시에 특별히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승객 한 분이 호주에서 두바이로 돌아오는 기내에서 넘어져 다리가 부러진 적이 있었습니다. 승무원이 긴급히 들어와 조종실에 알렸고, 저희 조종사들은 지상대기 의료진에게 전화로 자문하는 한편, 만에 하나 회항에 대비해 가까운 공항을 알아보고 그곳의 날씨와 환경을 조사하기 시작했습니다. 다행히 응급조치가 잘 이뤄져 회항 없이 두바이까지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이번 일로 팀워크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느끼게 됐죠.
 
▶사진 제공=구정임 부기장

조종사를 꿈꾸는 분들을 위해 현직자로서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조종사가 되는 과정도 어렵지만 되고 난 뒤에도 6개월에 한 번씩 자격시험을 봐야 합니다. 자격시험은 비행에 대한 이론과 기술을 모두 테스트하는 시험으로 보통 이틀에 걸쳐 시행되죠. 시험에서 떨어지면 그 즉시 비행 자격이 정지되고, 다시 자격시험에 도전해서 통과해야만 다시 조종간을 잡을 수 있어요. 이처럼 조종사란 ‘수백 명의 승객을 태우고 어떠한 악조건에서도 그들을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목적지까지 데려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요구되는 직업입니다.

현재 근무하고 계신 에미레이트 항공에 대한 소개와 자랑 부탁드립니다.
전 세계 약 150개 이상의 도시에 취항하는 에미레이트 항공은 세계 최대 항공사로, 지속적인 투자로 기내 시설 및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특히, 인천-두바이 노선에 투입되는 A380 항공기에는 기내 샤워 스파와 바 라운지 등 프리미엄 시설이 확충되어 있어요. 이외에도 기내식을 한식으로 제공하고, 한국인 승무원을 배치하며, 최신식 한국 음악과 영화를 구비하는 등 글로벌 승객과 지역별 특성을 모두 고려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회사에 대한 자랑이라면 개방적이고 직원들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말씀드리고 싶어요. 흔히, ‘중동’이라고 하면 남녀 간의 역할이 나뉘어 있을 거라고 짐작하실 수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아요. 남녀차별이 없을 뿐만 아니라, 직급과 관계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수평적인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요.

캠퍼스플러스 독자 여러분에게 한마디.
여러분은 무엇이든 꿈꿀 수 있어요. 꿈에 한계를 두지 말기 바랍니다. 다만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쳐야 할 단계들을 아주 세세하게 알아보는 등 철저한 이해와 공부가 필요합니다. 그 과정을 거치다 보면 너무 큰 꿈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놀랍게도 이룰 수 있을 만한 꿈이라고 느껴질 때가 올 거예요. 저처럼 매사에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도전해보세요!

2016~현재 에미레이트 항공 부기장
2013~2016 에어아라비아 부기장
2009~2012 서남아시아 소재 투자 회사
2008 미국 플로리다주 NAC 비행학교 입학, 상업용 파일럿 코스 수료
2003~2007 카타르 항공 객실 승무원
취재_이신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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