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았다 인생멘토

사람을 향하다 변호사_ "정소연"
작성자 : 관리자 등록일 : 2019-07-02 / 조회수 : 205
변호사, 소설가, 번역가, 칼럼니스트. 정소연을 소개하는 단어들이다. 하는 일은 많아도 그가 향하는 곳은 하나, 바로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다른 이에게 도움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던 게 아닌가 싶을 만큼 그의 이야기는 사람에 집중돼 있다. 냉철한 이성과 따뜻한 마음으로 세상에 위로를 전하는 정소연 변호사를 만나본다.

답이 없는 것 같은 상황에서도 적절한 출구를 찾아줄 수 있는 직업이에요.
 

사회복지학 전공 후 로스쿨에 진학해 변호사로 활동 중이십니다. 변호사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학부 졸업 후 진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어요. 전공인 사회복지학 혹은 복수전공인 철학을 더 공부하러 대학원에 갈까도 생각했지만, 제게 학자로서의 재능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어요. 마침 로스쿨 제도가 생겼고, 변호사가 되면 제가 사회복지를 전공으로 선택했을 때처럼 사회에 기여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로스쿨에 진학해 시험을 치른 뒤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인권변호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본인의 일에 얼마나 만족하나요?
로스쿨에 진학할 때 인권변호사를 꿈꿨어요. 조영래 변호사님과 박원순 변호사(현 서울시장)님을 선망했죠. 현재 매우 큰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언제나 어떤 도움이든 줄 수 있거든요. 답이 없는 것 같은 상황에서도 적절한 출구를 찾아줄 수 있는 직업이에요.

인권변호사로서 좀 더 신경 쓰이는 사건이 있나요?
국선 보조인 자격으로 소년보호사건을 담당할 때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소년보호사건은 경미하다고 판단되는 만 19세 미만의 소년 범죄에 대해 형사 절차를 밟아 전과를 만들지 않고, 가정법원으로 보내 보호처분을 내리는 사건을 말해요. 처벌보다는 소년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데 목적을 두죠. 이때 보조인은 소년의 가정환경, 성장 과정, 부모님의 개선 도움 의지 등을 재판부에 알려요. 이를 위해 아이들의 사연을 듣게 되는데 ‘아이만의 잘못인가’를 생각하게 돼요. 부모의 폭력과 무관심으로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경우가 많거든요. 아이에게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 깊은 고민을 하죠. 또 해당 재판이 아이가 바르게 살 수 있도록 사회가 부여하는 거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 드니 책임감을 크게 느껴요. 이 사건들은 기억에도 오래 남아요.

사회복지를 전공한 것이 변호사 활동에 도움이 되나요?
변호사는 의뢰인의 내밀한 부분까지 알게 되는 사람이에요. 그에 따른 다양한 감정을 관리해야 하는데 사회복지학에서 배운 이론이 많은 도움이 돼요. 사회복지학에서는 ‘분리’를 강조거든요. 상대에 대해 공감을 해야지 동정을 하면 안 된다고 가르쳐요. 피로감이나 고통스러움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이 일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아요. 변호사가 되고 싶은 분은 사회복지도 함께 공부하면 좋을 것 같아요. 법조인 양성 과정에는 이런 내용이 없거든요.

SF 소설가, 번역가로는 어떻게 활동하게 됐나요?
번역가로 먼저 데뷔했어요. 대학 시절 SF 동호회에서 활동했는데 한 출판사가 SF 시리즈를 출간할 예정이라며 외서 목록과 번역가를 추천받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그때 작품을 추천하고, 제가 추천한 작품의 번역도 맡게 됐죠. 그때부터 지금까지 총 10편이 넘는 작품을 번역했어요. 단순히 의뢰를 받아 번역하는 것 외에 국내에 소개하고 싶은 작품을 발견하면 출판사에 번역을 제안해 출간하기도 했어요. 그렇게 번역가로 활동하다가 어느 날 제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스토리가 떠오를 때마다 적었죠. 몇 작품을 완성해뒀는데 웹툰 작가인 지인이 제가 쓴 소설을 만화로 그려 공모전에 내자고 하더라고요. 괜찮겠다 싶어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에 출품했고, 가작을 수상했어요. 그렇게 작가로도 데뷔하게 됐고, 꾸준히 창작활동을 해오고 있어요.

SF 소설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경험하지 못하는 세상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준다는 점이에요. SF 소설은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세상을 배경으로 해요. 예를 들면 현실에서는 완치될 수 없는 장애의 치료법이 개발된 세상,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진 행성에 거주가 가능한 세상 등이죠. SF 소설은 그러한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을 상상해 보여줘요. 독자들은 작품을 통해 생각해보지 못한 철학적 질문과 사고를 하게 되죠.
 

2017년 설립된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의 대표로 계십니다. 연대를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우선 우리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SF를 논하는 자리에는 늘 영화평론가, 문학평론가, 과학자가 나와 얘기해요. 정작 SF를 쓰는 사람은 부르지 않죠. 하지만 창작자만큼 SF를 잘 아는 사람이 있을까요? 연대를 통해 대중에게 제대로 SF를 알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연대를 결성한 또 한 가지 이유는 작가가 ‘개인’이라는 점에서 여러모로 취약하기 때문이에요. SF가 콘텐츠로써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에이전시에서 터무니없는 금액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떤 출판사는 작가에게 불리한 계약서를 주기도 해요. 부당한 일을 겪지 않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는 데 작가들이 뜻을 모았어요.

장학 사업도 하고 계세요.
우리나라, 캄보디아, 베트남, 네팔 4개 나라의 여학생 40명에게 대학에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어요. 몇 년 전, 한 재단의 초대로 캄보디아의 대학교에서 강연한 것이 계기가 됐어요. 교육환경과 교육수준이 매우 열악한 것을 보고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특히 고등교육에 집중하기로 했어요. 초등교육에 비해 지원이 덜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고, 제가 고등교육과정을 잘 밟아온 만큼 이를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고등교육의 기회는 개인과 국가 발전에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여학생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이유가 있나요?
고등교육이 부족한 나라에서는 고등교육의 기회도 불평등하게 돌아가기 때문이에요. 같은 수준이더라도 딸보다는 아들에게 기회를 주죠. 우리나라가 옛날에 그랬던 것처럼요. 하지만 여학생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해요. 제 목표는 전문직 여성, 고위 관료 여성을 키우는 것이에요.

여러 이유로 하고 싶은 일을 주저하고 망설이는 20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저도 제가 번역을 하고, 소설을 쓰고, 변호를 하고, 장학 사업까지 하게 될 줄 몰랐어요.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을 하니 현재까지 온 거죠. 지금 아무리 깊이 생각해도 인생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어요. 너무 많이 고민하지 말고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도전해보세요.

現 법률사무소 '보다' 대표변호사
現 한국과학소설작가연대 대표

수상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 만화 부문 가작

도서
『이사』 (2017)
『옆집의 영희 씨』 (2015)
취재_신유미 기자, 홍솔의 학생기자 사진_안용길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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